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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회색토끼 전쟁
안녕하세요. 지금부터 호주 회색토끼 전쟁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호주에는 원래 토끼가 없었다고 해요. 1788년에 집토끼가 몇 번 반입된 적은 있었는데 야생에서 토끼가 살기 시작한 때는 1859년도였어요. 당시 야생 토끼가 살기 시작한 이유는 영국에서 호주로 이주한 토마스 오스틴이라는 농장주 때문으로 그는 영국에서 거주할 때 토끼 사냥을 즐겼어요.
그는 영국에서 즐겨하던 토끼 사냥을 호주에서도 즐기기 위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호주의 남동쪽 끝인 빅토리아 주 남부에 회색토끼를 20여 마리 정도를 들여와 방사하였어요. 근데 이 토끼들은 엄청난 번식력으로 개체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가기 시작하였어요.
토끼는 해마다 수천 마리씩 늘어났고 불과 7년 만에 그 지역에서만 사냥으로 약 1만 4천여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토끼들은 한 지역에서만 머물면서 번식하는 게 아니라 점차 범위를 확장해 가기 시작하였어요.
약 50년이 지난 후 1910년도에는 회색 토끼를 처음 방사했던 남동쪽 끝에 있는 빅토리아 주에서 반대쪽 끝에 있는 서해안에서도 회색 토끼가 발견되었다고 해요. 이는 전 지역으로 회색 토끼가 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토끼들은 활동 범위를 확장해 가면서 개체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갔어요. 문제는 수많은 토끼가 풀을 다 뜯어먹고 땅에 굴을 파서 나무의 뿌리도 갉아먹으면서 자원이 황폐해졌고 이로 인하여 호주의 토착종들은 먹이가 부족하여 멸종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됐어요.
일이 이렇게 커지는 동안 호주 정부에서도 여러 대책을 마련하였어요. 1907년에는 무려 1,600km에 이르는 안전펜스를 설치하여 호주 전역으로 토끼가 확산하는 것을 막고자 하였어요. 근데 토끼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땅을 파거나 점프해서 이 펜스를 넘어갔어요.
호주 정부와 회색 토끼와의 전쟁을 이렇게 시작되었어요. 정부에서는 토끼 굴을 망가뜨리기 위해 폭약을 쓰기도 했고 죽이기 위해 덫, 독, 총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하였어요. 결과적으로 정말 많은 토끼를 죽였지만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1929년 경제 대공황이 발생하였는데 식량이 부족하였어요.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회색 토끼였어요. 토끼 고기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호주 사람들은 토끼를 잡아다가 키우면서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활용하여 대공황을 버텨냈어요.
대공황이 끝나고 토끼는 다시 골칫덩어리가 되었어요. 그래서 정부에서는 여우나 흰담비 등의 천적 동물을 들여와서 개체 수를 조절하고자 했는데 풍부한 식량 자원 덕분에 오히려 여우의 수가 급증하였어요. 덕분에 호주는 여우 모피를 수출하는 최대 국가가 되었어요.
이처럼 여러가지 대책을 도입하여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어요. 근데 1941년 다시 한번 경제 대공황이 찾아왔어요. 이때도 호주 국민들은 토끼 고기를 먹으면서 버텨냈고 당시에는 먹기 좋게 만든 토끼 통조림이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해요.
어떠한 방법으로도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던 호주 정부는 1950년에 토끼에게 치명적인 다발성 점액종 병균을 살포하는 방법을 시도하였고 전체 토끼의 80%를 죽일 수 있었어요. 근데 살아남은 20%의 토끼는 RHD에 내성을 지녔고 이들 자손은 천성적으로 RHD에 내성을 가지고 태어나면서 1991년 토끼는 다시 2억 마리 이상으로 늘어났어요.
그리고 RHD는 다른 동물에게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확인하였지만 RHD에 감염되어 죽은 토끼를 먹은 야생 고양이들이 죽어가기 시작하면서 먹이사슬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어요. 이는 생태계의 불균형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서 결국 RHD를 이용한 방법은 중단되었어요.
지금까지도 호주에서는 토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외국에서는 이 사건을 회색의 담요라고 부르는데 워낙 회색 토끼가 많아서 담요처럼 보일 정도라는 의미입니다. 도대체 토끼는 무슨 능력으로 강력한 번식력을 가진 걸까요?
토끼의 번식력에 관해서 설명해드리자면 토끼는 약 4~12마리의 새끼를 낳는다고 해요. 그리고 이 새끼는 최소 3개월에서 6~7개월 정도만 지나면 교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이론적으로 한 쌍의 토끼가 1년에 최대 800마리의 집단을 구성할 수 있어요. 즉, 한 번 늘어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개체 수가 증가하는 것이죠.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원치 않게 회색 토끼를 들여온 호주 정부는 지금도 토끼와 전쟁을 치르고 있어요. 참고로 호주는 동물보호로 유명함에도 토끼만큼은 예외라고 해요. 인간이 자연에 함부로 개입하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히는데 약 170년 동안 치른 이 전쟁을 끝마치기 위해 2013년 영국에서는 5천만 달러를 들여 2018년 3월 RHDV1-K5라는 새로운 균주를 공개하였어요.
그리고 최근 보도 자료에 따르면 꽤 효과를 봤다고 하는데 아직은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므로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호주 회색토끼 전쟁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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